김해 공공 임대형 지식산업센터 조감도
김해 공공 임대형 지식산업센터 조감도

산업통상부가 공급 과잉과 시장 침체로 공실과 미분양이 누적된 지식산업센터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입주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전환하고,지식산업센터입주규제네거티브전면전환공실해소총력 공실 물량의 준주택 전환을 적극 지원하는 종합 대책을 추진한다.

산업통상부는 10일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구조혁신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현재 전국에 설립 승인된 1,553개 지식산업센터 가운데 최근 3년(2023~2025년)간 준공된 시설의 평균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의 대출 중단과 시세 하락이 이어지며 수분양자의 연체 및 파산 위험이 심화되자, 지난해 경매 진행 건수는 3,876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정부는 그간 입주 가능 업종을 78개에서 95개로 확대하고 지원시설 내 오피스텔 설치를 허용하는 등 개선을 추진해 왔으나 시장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수급조절 프로세스 구축 ▲공실 활용을 위한 수요 창출 ▲입주방식의 네거티브 전환 ▲관리제도 개선 등 4대 핵심 축을 바탕으로 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인허가 단계부터 수급조절… 지자체 공실률 공개 의무화

우선 시장 진입 단계에서 무분별한 인허가를 차단하는 수급조절 체계를 마련한다. 기존에는 시·군·구 지자체장이 형식적 요건 위주로 설립을 승인해 왔으나, 앞으로는 인근 지식산업센터 분포 및 공실·미분양 현황, 인근 상가 시장 영향, 전력과 용수 등 산업 기반시설의 수용 가능성을 종합 검토하도록 하는 ‘지식산업센터 설립승인 검토기준 가이드라인’을 올 하반기 중 마련해 배포한다.

이와 함께 설립 승인 전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통보하고 장관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절차를 신설하며, 지자체장이 관할 센터의 공실·미분양률을 정기 조사해 반기별로 공개하도록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집적법)」을 개정한다.

공공 매입 연계 및 준주택 전환 세제·금융 지원 강화

적체된 공실 물량을 흡수하기 위한 공공 수요 창출도 병행한다. 수도권 공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과 연계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한다. 비수도권은 중소벤처기업부의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 건립 사업과 산업통상부의 휴·폐업공장 리모델링 사업 대상에 공실 지식산업센터를 포함해 활용도를 높인다.

기존 설립 승인된 지식산업센터에 한해 지원시설 면적 비율도 2년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산업단지 내 및 수도권은 종전 30%에서 50%로, 비수도권은 50%에서 70%까지 기준을 상향해 미분양 해소를 유도한다.

미분양·공실률이 높은 센터의 준주택 전환 지원책도 강화한다. 지난 8월 국토계획법과 주차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반공업지역 내 오피스텔 전환을 한시 허용하고 주차장 추가 확보 의무를 한시 면제했다. 준주택 등으로 용도 전환 시 기존 감면받았던 취득세(최대 35%) 환수 부담에 대해서는 지방세징수법에 따른 징수유예 제도를 적극 적용하도록 각 지자체에 요청할 계획이다.

금융 측면에서는 오피스텔·기숙사 1호당 7,000만 원 한도(14년 만기, 연 3%대)의 비주거 리모델링 기금대출을 제공하고, 리모델링 후 예상 감정가의 60% 이내를 보증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준주택 모기지 보증을 신설한다.

제조업 외 AI·도심물류 허용… 입주규제 ‘네거티브’ 전면 전환

입주 규제는 정해진 업종만 허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원칙적으로 전면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기존에는 전 제조업과 지식산업(76개), 정보통신산업(19개) 등 95개 열거 업종만 가능했으나, 산업집적법 시행령을 개정해 사행·유해시설, 환경오염 유발 업종, 위험물 시설 등 제한 대상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진입을 허용한다.

이에 따라 AI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물품 보관부터 재고 관리·포장·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도심형 첨단 물류 거점인 마이크로 풀필먼트센터(MFC), 드론 촬영서비스 등 첨단 신산업이 규제 제약 없이 입주할 수 있게 된다. 지원시설 역시 제한업종 외 모든 시설의 입주를 허용하고 입주사 근로자로 국한되던 이용자 제한도 개선한다.

명칭 개편 공모 및 분양홍보관·불법전매 등 유통 질서 확립

관리 제도와 유통 체계 부실에 대한 안전장치도 확충한다. 2010년 도입된 ‘지식산업센터’의 명칭을 AI와 디지털화 등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개편하기 위해 대국민 공모를 추진한다.

산단 내 지식산업센터는 설립 초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공장설립 완료 신고나 사업개시 신고 전이라도 임대를 허용하고, 입주계약 절차는 ‘입주신고’로 간소화한다. 관리 사각지대였던 산단 밖 센터에도 동일하게 입주신고제를 도입해 최소한의 관리 체계를 정비한다.

더불어 모집공고 승인 전 분양홍보관 설치 금지, 지자체·관리기관의 조사·검사권 신설, 사용승인 전 2명 이상에 대한 전매 금지, 부적합 용도 활용을 위한 양도·임대 중개 행위 처벌 규정을 도입해 시장 교란을 차단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식산업센터가 공급 과잉과 공실 누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수급 조절 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AI와 디지털 전환 등 산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입주 규제를 과감히 혁신하겠다”며 “법령 개정 등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과제를 조속히 이행해 산업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심형 지식산업센터는 부품 가공, 정밀기계 설계, 제어 계측 등 첨단 제조업의 R&D 및 제조 기반을 지탱하는 핵심 거점이다. 그러나 수년간 비제조 분야 투기 자본 유입과 무분별한 분양 승인이 겹치며 실수요 제조기업의 입주 환경이 악화되고 도심형 산업 생태계가 왜곡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번 대책은 난개발 억제와 함께 AI 알고리즘, 스마트 물류(MFC), 자동화 연계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융합 신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춰 정체된 도심 산업 집적지의 제조 생산성을 회복하는 실질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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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