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시멘트 산업의 탄소 감축 방식을 기존 연간·업종별 총량 관리에서 탈피해 공장별·월별 시공간 단위의 정밀한 이행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급이 제한적인 순환자원과 원료 대체재를 배출이 집중되는 특정 공장과 계절에 우선 투입함으로써 감축 효율성과 정책 실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후변화재단과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는 기후에너지환경부 R&D 과제인 ‘관측기반 온실가스 공간정보지도 구축 플랫폼 기술개발’의 일환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담은 ‘감축목표 그 다음 : 시멘트 산업의 시공간 이행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코리아 카본 프로젝트(Korea Carbon Project,시멘트산업탄소감축연간총량서공장월별시공간이행체계로전환해야 KCP)가 구축한 고해상도 온실가스 배출정보를 산업 현장의 감축 실행 단위와 연계한 첫 번째 사례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시멘트 산업의 직접배출량은 약 3,800만 톤으로 국가 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6.5%를 차지했다. 특히 석회석(CaCO₃)을 1,450℃의 초고온 소성로에서 가열해 중간재인 클링커를 만드는 공정배출(CaCO₃→CaO+CO₂↑)에서만 약 2,270만 톤이 발생해 산업 직접배출량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0%(약 1,530만 톤)는 에너지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했다.

국내 클링커 생산시설은 석회석 수급이 용이한 강원과 충북 지역에 위치한 9개 공장이 전국 생산량의 98.3%를 점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강원 해안지역에 위치한 3개 대형 공장의 생산량이 전국 클링커 생산의 약 50%(49.8%)에 달해, 소수 대형 공장의 가동 여건이 국가 시멘트 배출량의 향방을 직접적으로 좌우하는 구조다.
배출량의 시계열 추이에서는 뚜렷한 계절적 변동성이 확인됐다. 국내 시멘트 공정배출량은 2018년 2,450만 톤에서 2023년 2,270만 톤으로 약 7% 감소했으나, 월별 배출량을 분석하면 건설 성수기인 봄(3~5월)과 가을(9~11월) 배출량이 연평균 대비 각각 최대 10.1%, 9.4% 높게 나타났다.
반면 동절기인 겨울(12~2월)에는 연평균보다 최대 12.5% 낮았으며, 공장 가동률 역시 봄·가을에는 평균보다 약 10% 높고 여름·겨울에는 약 30% 낮은 양상을 보였다. 이는 콘크리트 타설이 용이한 기온(10~27℃) 및 강우 조건 등 하방 수요산업인 건설업의 계절적 특성이 시멘트 생산과 배출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공장별로도 공급 권역과 일정에 따라 배출 정점 시기가 상이하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석회석을 대체할 비탄산염 원료의 공급 제약을 반영해 세 가지 ‘What-if(가정)’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단계적 감축 효과를 비교했다. 2018년 공정배출량 기준(2,410만 톤)을 전제로 비탄산염 대체율 로드맵(2030년 2%, 2050년 12%)을 적용한 결과, 배출 집중기인 봄·가을에 해안 3개 공장부터 우선 적용하는 ‘시나리오 1’의 경우 2050년 기준 약 130만 톤(5.4%)을 감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전체 9개 공장의 봄·가을로 확대하는 ‘시나리오 2’는 약 250만 톤(10.5%), 전체 공장에 연중 전면 적용하는 ‘시나리오 3’은 약 430만 톤(17.8%)의 감축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철강업계의 전기로 및 수소환원제철 전환에 따라 핵심 혼합재인 고로슬래그의 공급 감소가 예상되는 등 순환자원 수급 여건이 외부 산업에 종속되어 있는 만큼, 대체자원의 공급 시점과 배출 집중 시기를 일치시키는 전략적 우선순위 설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얼마나(How much)’와 ‘무엇을(What)’ 중심 전략에서 한 단계 나아가 ‘공장×월×기술(Plant×Month×Technology)’ 단위로 연계되는 정밀한 실행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후변화재단 관계자는 “시멘트 산업의 탈탄소화는 단순한 배출 총량 규제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우며, 대체 원료가 언제·어디로 공급되고 어느 공장의 소성로에 집중 투입될 수 있는지를 시공간 단위로 최적화해야 한다”면서 “시멘트 그린뉴딜위원회를 중심으로 철강·발전업계의 순환자원 공급 데이터와 건설·레미콘 업계의 수요 정보를 통합 연계해 2035 NDC와 2050 탄소중립을 향한 실질적인 산업 간 밸류체인 감축 경로를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학교가 주관하는 ‘관측기반 온실가스 공간정보지도 구축 플랫폼 기술 개발사업 KCP’에는 기후변화재단을 포함해 4개 대학, 6개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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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음표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