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연구원(KOSI)이 발표한 'KOSI 중소기업 동향 2026년 10월호'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중소기업 수출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제조 현장에서는 완성차 파업 여파 등으로 생산이 감소세로 전환됐고 고용 둔화와 대출 연체율 상승이 지속되면서 부문별 경기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제조장비 중심 수출 역대 3분기 최대… 자동차는 물류난·규제로 급감
3분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334억 3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조업일수가 전년 동기 71.5일에서 67.5일로 4.0일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일평균 수출액은 5억 달러를 기록해 15.2% 늘어났다. 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반도체 수출이 68.8% 급증했고 화장품(28.6%)과 석유제품(29.3%) 등 주요 주력 품목이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국가별로는 수출 상위 5개국 모두 증가세를 유지했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 반도체 제조용 장비, 동제품 등의 수요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어난 54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미국 수출은 화장품 유통망 확대와 이차전지 관련 축전지 수요에 힘입어 19.6% 증가한 57억 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요가 집중된 홍콩 수출은 76.1% 급증한 17억 7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베트남(3.5%)과 일본(2.7%)도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2위 수출품목인 자동차는 러시아의 중고차 수출 규제와 중동 분쟁에 따른 해상 물류 차질이 겹치며 전년 동기 대비 42.4% 급감했다.

중소제조업 생산 4.0% 감소 전환… 공장가동률은 첨단·소재 부품 위주 상승
수출 호조와 달리 중소제조업 생산은 하락세를 보였다. 2026년 8월 중소제조업 생산은 주요 완성차 업체의 부분 파업 및 하계 휴가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와 고무·플라스틱 업종이 타격을 입으며 전년 동월 대비 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제조업 생산 감소 폭인 1.8%보다 위축세가 두드러졌다.
8월 중소제조업 재고는 전년 동월 대비 보합 수준을 유지했으나, 출하 부진(-4.4%)의 영향으로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전년 동월 대비 5.3%p 상승한 121.4%에 달했다.
반면 설비 가동 효율성을 나타내는 8월 중소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4.6%로 전년 동월 대비 4.2%p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기업이 76.9%로 2.6%p, 소기업이 70.6%로 3.7%p 각각 올랐다.
세부 업종별로는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이 73.2%로 전년 동월 대비 8.9%p 상승했고,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74.3%, +6.3%p), 전자부품·컴퓨터 등(76.9%, +4.3%p), 1차 금속(73.7%, +3.7%p), 전기장비(76.8%, +3.3%p) 등 소재·부품 장비 관련 다수 업종에서 가동률 회복세가 나타났다.

제조 일자리·창업 감소… 기술기반형 창업 및 벤처투자는 회복 흐름
생산 위축의 영향으로 제조업 일자리는 축소 흐름이 이어졌다. 9월 기준 중소기업(300인 미만) 취업자 수는 2,581만 9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 9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규모별 양극화도 심화돼 종사자 1~4인 영세 사업장 취업자는 11만 7천 명 늘어난 반면, 생산 기능을 담당하는 5~299인 중소 사업장 취업자는 4만 8천 명 줄었다.
업종별로는 중소 제조업 취업자가 340만 2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 6천 명 줄었고 건설업도 4만 7천 명 감소했다.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20만 4천 명 증가했으나 임시근로자(-6만 5천 명)와 일용근로자(-6만 6천 명)는 동반 감소했다.
창업 시장에서도 8월 전체 창업기업 수가 8만 1,171개로 전년 동월 대비 9.5% 줄어든 가운데, 제조업 창업기업은 2,253개로 11.2% 감소했다. 반면 정보통신과 전문·과학·기술 등을 아우르는 기술 기반 업종 창업은 1만 8,547개로 10.1%(+1,708개) 증가했다.
벤처 생태계 역시 2분기 누적 벤처투자 신규 결성액이 4조 3,578억 원으로 33.3% 늘고 신규 투자액이 4조 5,291억 원으로 62.0% 증가했으며, 9월 벤처기업 수도 전월 대비 614개 증가한 4만 1,472개를 기록하는 등 기술 집약 기업을 중심으로는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유가 급등과 공산품 생산자물가 12% 상승… 대출금리·연체율 동반 상승
생산비용과 자금 조달 여건은 제조 중소기업에 큰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공산품이 12.0% 급등하고 서비스(3.9%), 농림수산품(3.3%)이 오르며 전년 동월 대비 7.7% 상승했다. 중동 분쟁 장기화로 인해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9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113.71달러, WTI는 95.69달러, 브렌트유는 102.02달러로 치솟았다.
여기에 금융비용 상승이 더해졌다. 8월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전월 대비 0.16%p 상승한 4.38%를 기록해 대기업 대출금리(4.21%)와의 금리 차이가 0.17%p로 벌어졌다. 저축은행의 기업 대출금리도 7.10%로 전월 대비 0.08%p 상승했다. 고금리 지속과 운전자금 수요 속에 9월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104조 9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계 상황에 직면한 기업이 늘면서 8월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9%p 오른 1.00%를 기록했고, 특히 중소법인의 연체율은 1.10%까지 상승해 대기업 연체율(0.39%)을 0.71%p 상회했다.

“부문별 회복 격차 뚜렷… 취약 제조기업 자금 여건 점검 및 애로 완화 시급”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중소기업 수출이 반도체와 장비 등 주력 품목 호조로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으나, 중소제조업 생산 감소 전환과 5인 이상 기업의 고용 축소 등 실물 부문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며 “국제유가와 공산품 생산자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대출금리 및 연체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현장 중소 제조기업의 비용과 자금 압박이 한층 심화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제조 생태계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 성장세의 온기가 내수 및 하위 협력업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유가·금리 상승에 취약한 중소제조업체의 유동성 애로 해소와 선제적인 금융 안전망 가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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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아 기자[email protected]